1995년 뮤지컬 ‘명성왕후’는 대중적인 성공에 힘입어 199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한국의 대중적 성공만이 아니라 미국의 뮤지컬 시장에까지 진출했으니 그 명성의 힘은 영향력은 엄청났다. 그 작품의 세계관은 곧 명성왕후의 모든 콘텐츠 스토리를 규정했다. 명성왕후가 일본 낭인에게 희생당한 것은 분명 분노할 일이지만, 이 뮤지컬은 명성왕후를 주인공으로 삼았기 때문에 명성왕후의 관점을 합리화 해주었다. 이 뮤지컬이 강조하는 것은 국뽕 정서이기도 했다. 명성왕후를 가리키는 국모라는 단어가 이를 잘 말해주었다. 이 뒤에 이 작...
누구나 말하는 것이지만 시사개그가 사라졌다고 한다. 정치개그는 말할 것도 없다. 그 이유를 개인들에게 원인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KBS 제 31회 개그 공채 최종 시험이 열렸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개성 있는 이들은 없었고, 무엇보다 시사개그를 구사하는 이들이 1명을 제외하고는 없었다고 한다. 그 한 명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흉내 낸 것에 불과했다고 한다. 시사개그 종족이 멸종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없어진 이유가 의식이 없기 때문일까. 그것은 방송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
최근 미국 뉴욕에서는 건물 창문을 도화지 삼아 포스트 잇 창작 대결이 펼쳐졌다. 무려 3주 동안이나 계속된 일종의 창작 배틀이었다. 내부 구성원들은 여러 갈등 상황에도 불구하고 안으로는 단합을 밖으로는 대결을 벌였다. 이미 이는 2011년 프랑스 파리에서도 건물에 입주해 있던 기업의 직원들이 작품 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포스트 잇은 접착식 메모지를 말하는 것으로 본래는 책 갈피였는데, 점차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용도가 달라진 대표적인 사례다. 더구나 근래에는 더 달라져왔다. 단지 메시지를 적어 전달하...
일단 책임은 AOA 지민 설현에게 있는 듯싶다. 문제의 발언을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역사의식이 없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닐 수 있다. 그 말을 그대로 방송으로 내보낸 제작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개 책임은 스타 파워에 밀린다. 여기에서 질타의 목소리들은 그들의 지명도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의 책임을 언급하는 선에서 머문다면 주목이나 하겠나 싶은 것이다. 어쨌든 셀럽을 언급해야 화제가 되는 면도 이 때문이다. 유명한 이가 발언을 했으니 다른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명한 사람 스스로가 더...
자본의 비즈니스는 계속될 모양이다. 인공지능을 상대로 한중일 연합 바둑대국은 물론 게임대국도 펼치겠다고 한다. 앞서 ‘설마 별 게 있겠냐’며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을 무시하는 마음은 오히려 알파고의 연전연승 때문에 AI포비아 현상을 만들어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에게 공포와 좌절감을 낳게 했다. 이세돌의 패배가 이어질수록 더욱 심해졌다. 그런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세돌 신드롬을 낳은 결정적인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세돌은 어느새 거대 괴물과 맞서는 전사가 되어 있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패러디물에...
엠넷의 ‘프로듀스 101(원오원)’은 방영 전부터 애초에 논란이 많았다. 101명의 참여자들을 무한경쟁의 틀에서 잔인하게 다뤄내는 형식도 그렇지만, 출연료 0원과 악마의 편집 문제제기 금지 등의 계약 조항은 논란을 키웠다. 더구나 인지도가 없던 기획사들이 연습생을 통해 홍보효과를 꾀하는 일도 볼썽 사나 웠다. 그렇지만 이 프로그램은 국민심사위원이라는 컨셉을 통해서 밀고 나갔다. 이런 컨셉은 명분상으로 의미가 있어 보였다. 그런 때문인지 회가 진행될수록 겉으로 볼 때는 감동의 장면들이 많은 듯 싶었다. 그 감동의 근원은 절절함일...
근래 영화와 드라마에는 상류층이나 권력 집단의 카르텔을 폭로하거나 그들과 맞서는 내용들이 유행하고 있다. 이렇게 크게 유행하는 이유는 매우 간단해 보인다. '대리만족'이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현실에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대신 충족한다는 지적은 매우 익숙하다. 이런 대리만족의 관점은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여주인공의 이름은 성덕선이며, 극중에서 과거 청소년 시기는 혜리가, 중년 시기는 이미연이 맡았다. 이 드라마의 시간적 배경은 1988년부터 몇 년간이다. 이때 주인공 성덕선 역의 이미연은 청소년 배우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이때 출연했던 영화가 1989년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lsquo
어떤 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희열을 주는 모양이다. ‘가학성 쾌락주의’(Sado-Masochist)라는 말을 새삼 사용하지 않아도 능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가운데에는 이런 심리적 기제를 활용하는 내용들이 많다. 극기 체험을 하는 방송 프로그램 내용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고통스럽게 표정을
이제 브레이크는 사라졌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는 설국열차가 되었다. 황폐화된 방송콘텐츠 환경 속에서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된 연말시상식 시스템은 이제 누구도 제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5년 연말에도 방송시상식이 열렸지만, 찬사일색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점이 없어진 것은 전혀 아니었다. 예전에는 시민단체들이 연말 방송사 시상식에 대해 대차게 비판도
2015년 최고의 유행어 ‘금수저’에는 자본의 축적에 대한 불안과 질시의 양가적인 감정이 투영되어 있었다. ‘금수저를 물고 나왔다.’는 말은 자본이 많이 축적되어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것을 뜻한다. 흙수저 집안에는 금과 같은 자본의 축적은 없다. 흙이 응축되어 어느 세월에 금이 될까. ‘땅 파먹고 사느냐&
만화와 드라마 ‘미생’은 대한민국 노동 형태에 대한 적나라한 재확인이었고, 이에 대한 대중심리를 잘 파악한 사례였다. 현실을 잘 반영하면서 이상적 지향점을 탐색한 하나의 성공적인 콘텐츠 모델로 자림매김하게 되었다. 성공사례는 하나의 신화가 되어 콘텐츠의 비교모델이 되는 것이 통례라고 할 때, ‘미생’ 역시 이러한
“내가 말하는 것이 정말 맞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트렌드 서적 의 집필에 매년 참여해 온 어느 필자의 말이다. 물론 트렌드 책을 읽는 독자들도 저자들이 말하는 내용이 정확하게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책을 찾는 이유는 뭘 해먹고 살 지 막연한 마음에 무엇이라고 모색해야 겠다는 생각 때문이겠다. 그만큼 미래
홍석천은 많은 방송을 오가며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이야기를 한다. 직접적으로 식당 상호명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특정 지역 이름이 등장한다. 충분히 찾아갈 수 있다. 인터넷 시대에 딱 맞는 홍보방법이라고 아닐 수 없다. 일단 식당 상호명이 정확하게 등장하지는 않아도 스마트 모바일 시대에는 충분히 검색과 방문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심의법상 문제가 될 이
대종상 영화제가 수상자들의 불참으로 엉망이 된 상황에서 청룡영화제는 극찬의 대상이었고 호평일색이었다. 정말 그럴지 여전히 의문이었다. 일단 청룡영화제는 애초에 대종상영화제처럼 ‘참가상’을 운운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니 영화배우들이 대거 불참하는 일은 없었고, 다만, 일부 배우들만 피치못해 참석하지 못했다. 더구나 특히, 여우주연상에눈
요즘 재개봉영화로 개봉당시보다 관객을 더 모아서 크게 화제가 된 영화 ‘이터널 선샤인’(2004)에서 남자주인공(짐 캐리)은 며칠 전 싸운 여자 친구(케이트 윈슬렛)를 찾아간다. 하지만 여자 친구는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여자 친구가 장난을 칠 일은 없고 쌍둥이 동생이나 언니인가
한때 가수 아이유의 체중이 33kg라는 루머가 돌았다. 어떻게 이런 체중이 가능할까. 이른바 기아몸매설이었다. 아이유가 다른 비슷한 체격의 연예인들보다 더 마른 몸매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불거진 것이었다. 이런 점은 방송에 출연하거나 촬영한 사진을 통해 쉽게 비교가 가능했다. 보통 연예인들도 마른데 더 마르니 기아수준을 연상하게 했다. 아이유는 마른 몸매 때
한때 텔레비전 드라마에는 실장님 캐릭터가 유행했다. 실장님이 너무 많이 등장하니까 나중에는 본부장님으로 바뀌었다. 이런 실장님이나 본부장님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잘 생기고 훤칠한데다가 젊고 능력이 있다. 물론 그 능력이란 지위와 돈이다. 좋은 집과 자동차, 명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또한 해외 유학파가 많다. 그들이 젊은 나이에 성공할 수 있는 이유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결말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 두 남녀 주인공의 해피엔딩을 바라는 시청자들이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결말이 불행하게 맺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붕 뚫고 하이킥'이 언급된 상황이다. '지붕뚫고 하이킥'은 본래 시트콤이었다. 시트콤은
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에서 길소개(유오성)는 육의전 대행수가 꿈이다. 그들이 육의전 대행수가 되려는 것은 단지 그가 최고 높은 지위이기 때문이다. 즉 육의전 대행수가 상인들의 왕이라 불린다는 것. 무엇보다 그는 돈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정혼자마저 해친다. 대행수는 결국 돈의 화신이다. 국가통제 속에서 이익을 챙기